재테크/부동산

반등인지 데드캣인지 궁금해 하실 필요 없습니다.

오빵호빵 2023. 2. 27. 22:07

지금 반등인지 데드캣인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봅니다. 모든 자산 시장이 비슷하지만 특히 부동산은 거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이런 모습이 뚜렷히 보입니다. 특히 하락장에서요.

모든 지역의 집값을 그 지역의 최고가를 기준으로 100원으로 통일해 봅시다. (상대가격화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동탄 최고가가 10억이었는데 지금 8억이고. 강남 최고가가 20억이었는데 지금 16억이면 둘다 80원인겁니다.)

이 시장에 급격한 금리 인상과 과잉 공급이 발생하여 100원에서 80원까지 수직으로 하락했습니다.
80원에 매수하려는 사람들은 없었죠.

어떤 사람들은 70원에, 어떤 사람들은 65원에 사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급한 사정이 생겨서 70원에 던지려는 사람들이 생기자 사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70원 매물이 사라지자 71원, 72원 매물들이 팔렸고, 사람들은 반등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집주인들은 호가를 75원까지 올렸습니다. 깍아달라고 하면 1~2원 깎아줘야지 하는 마음으로요.
그러나, 70원대에 사려는 사람들이 모두 집을 사고 시장에서 사라지자 다음 매물들은 팔리지 않았죠.

그러자 슬금슬금 또 급한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새로 분양받은 집으로 입주를 해야 하거나, 역전세가 더 심해지기 전에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죠. 매물이 많아지니 70원에도 팔리지 않습니다. 네이버 부동산에도 올라오지 않은 매물이 65원에 실거래가가 찍히면 65원에 올라와야 팔릴가 말까 하죠.

이제는 빨리 파는 사람이 이득을 보는 시장입니다. 서로 경쟁적으로 하지만 아주 조금씩 가격을 낮추죠.

그럼 사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거래량은 더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집값은 상승할 때도 하락할 때도 이렇게 단계를 거치면서 하락합니다. 중간에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분명한 건 1단계에 끝나는 법은 없다는 것이지요.

반면, 영원히 하락하지도 않아요. 집값이 60원이 되면 더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50원까지 내려가면 팔려고 내놓았던 매물들이 모두 소진되어 버릴테니 이 때부터 진짜 반등이 시작되는 거죠.

중요한 건 그 반등이 60원일지, 50원일지, 40원일지는 아무도 몰라요.

또, 저점을 찍고 찐반등이 일어난 후에 인구감소 때문에 +10원 정도에서 그칠 지, 아님 +60원, +70원씩 올라갈 지 그것도 아직 알 수 없죠.

분명한 건 지금은 70원이고, 첫번째 단계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 초급매보다 더 낮은 매물들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보고 있는 지역의 대장아파트를 예로 들면
1월 말에 73원에 나왔던 매물이 있었습니다. 부동산에 문의를 하니 70원까지 맞춰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마침 출장이 있어서 보질 못했는데 꽤 많은 분들이 관심이 있었나봅니다. 게다가 시장에 반등 이야기가 돌자 이 매도자는 매물을 거둬들였습니다.

층은 좀 낮았지만 영구조망이 확보되는 곳이라 개인적으로 70이면 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죠.

해당 집주인은 몇 일 후에 이 집을 다시 76원에 내 놓았습니다. 부동산에서 보실거냐고 전화왔길래, "70원에 가능하면 볼께요"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76원에 내 놓은 뒤로 문의가 없어서 연락주셨던 분들께 자기가 연락 넣고 있는 거라고 하네요.

몇 일 뒤에 다른 매물이 75원, 74원을 달고 나왔습니다.
이 매물도 입질이 없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바로 옆 아파트 단지가 70원에 실거래가 찍혀버렸습니다. 여기가 더 대장주긴 하지만 영향을 안 받을 수 없겠죠.

70원에서 얼마나 더 빠질 지는 모르겠습니다.
동네마다 다르겠지만 60원에 거래된 곳들도 꽤 있다고 하죠.
그렇다고 여기서 10원 이상 더 빠질 것 같지는 않지만, 한 동안은 속도를 늦추더라도 계속 빠지긴 할 거라는 게 제 추측입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금리 하락이 시작되면 집값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이야기도 어느 정도는 맞는(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이번 집값 하락을 이끌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금리는 분명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내가 집을 사고 싶은 가격이어야 하고, 살 수 있는 가격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의 자료에 의하면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직전부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집값 상승이 멈추기 시작합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최초로 인상(0.25->0.5)한 것은 2022년 3월입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1년 9월 2,538건에서 21년 12월 416건까지 떨어집니다. 실거래가 변동률 역시 21년 9월에 +1.3%를 찍고 21년 12월부터 상승을 멈춥니다.

이것으로 추론해 보면 결국 금리 인상이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는 데 기여했을 수는 있지만, 집값 하락의 근본 이유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집값이 무조건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추론도 가능하겠지요.

대신, 금리 인하는 하락의 속도를 낮추고 깊이를 얕게 하는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60원에 살 수 있었던 사람이 65원쯤에서 구매를 고려할 수는 있습니다. 집을 팔려는 사람도 65원에 팔려다가 70원으로 올릴 수 있고요. 아니면 전세를 내놓거나, 낮아진 이자를 내면서 버티는 것도 가능해 지죠.

하지만, 몇 개월만에 30%의 하락을 본 사람들이 매도자가 부르는 가격을 족족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여전히 전세금 반환에 대한 부담이나 신규 주택으로의 이사를 위해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금리가 낮아지면 전세자금대출이 조금 더 수월해 져서 전세가가 오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안정화를 위해 공급했던 집들도 많은데, 현 정부에서도 추가로 공급을 하겠다는 상황이라 상당 기간 낮은 금리의 유익이 상쇄되어 버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24년까지 전국적으로 66만호 입주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에서만 1만6천세대죠.)

결론은, 시장금리가 지금도 하락하고 있지만, 시간이 흘러 기준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해 시장금리가 2%대까지 하락하더라도,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이번 하락이 빠르고 가팔랐기 때문에, 이현철 소장님 주장처럼 7~8년씩 하락기가 계속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3기 신도시가 영향을 미치는 지역도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2~3년 정도면 시장이 다시 상승을 시도하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생각일 뿐이고 시장은 생물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가설을 계속 검증하고 발전시켜 나가야겠지요.

 

지금 빨리 안 사면 지각비를 낸다면서 애정어린 협박(?)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하락장에서 바닥을 확인하고 약간의 지각비를 내면서 하는 투자가 제일 안전하고 확실한 투자라는 것 잊지 마십시오.


제 이야기도 100%가 아니니, 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판단하시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무리하지 않고 잘 투자를 하셔서 좋은 집 구하시고, 성투하시기 바랍니다.

반응형